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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종환
고귀한너
2016. 7. 10. 21:40
담쟁이---
저것은 벽
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
그때
담쟁이는 말없이 그벽을 오른다
물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수없는
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
담쟁이가 서두리지않고 앞으로 나아간다
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
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때까지
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않는다
저것은 넘을 수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
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수천개를 이끌고
결국 그 벽을 넘는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