도끼
79
프로방스에 내리는 각종 햇빛의 감도
부활절 무렵 애무하는 꽃물결처럼 피부를 간직이는 햇빛
저녁나절 가벼운 바람에 실려와서 당신의 목덜미를 쓸고
가며 벌써 저 앞에 걸어가는 처녀의 갈색 머리털을 번뜩이는 햇빛
한여름 심벌즈를 나타하는 듯 금속성을 내며 찌르릉거리는 햇빛
가을철 분수의 물줄기를 타고 천천히 걸어내려오는 햇빛
한겨울 론 강 골짜기를 따라 살을 에도록 미스트랄 바람이
불 때도 창밖에서 내다보면 언제나
따뜻한 겨울의 환상을 주는 노랗고 투명한 햇빛
베란다의 베고니아 꽃속에 자란자란 고이는 햇빛
작은 커피 잔 위로 플라타너스 잎새들 사이로
스며나와 짤랑짤랑 흔들리며 요령 소리를 내는 은빛 반점의 햇빛
81
새벽
아버지의 칼을 피해 도망치던 어머니처럼
고주망태 아버지의 잠든 틈을 타 잽싸게 칼을 숨기던 형처럼
빠르게 지나가는 녀석의 그림자
돌아보면
모든 속도가 슬프다
--김주대, 슬픈속도..도둑고양이3 전문
96
살아갈날들을 위한 공부, 레프톨스토이,이상원
미크로메가스,캉디드혹은 낙관주의, 볼테르, 이병애
108
육체노동이 정신적인 삶을
가로막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
사실은 정반대이다
육체노동을 할 때만이
지적이고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
실제로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
==========
두 손으로 노동할 때
우리는 세상을 공부하게 된다
채소밭을 가꾸면서 나는 생각한다
왜 진작 이렇게 하지않아
지금같은 행복을 누리지못했을까?
110
현재의 삶은 최고의 축복이다
우리는 다른 때, 다른 곳에서
더 큰 축복을 얻게되리라 기대하며
현재의 기쁨을 무시하고는 한다
지금 이순간보다 더 좋은때는 없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