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귀한너 2016. 10. 3. 22:34

79

프로방스에 내리는 각종 햇빛의 감도

부활절 무렵 애무하는 꽃물결처럼 피부를 간직이는 햇빛

저녁나절 가벼운 바람에 실려와서 당신의 목덜미를 쓸고

가며 벌써 저 앞에 걸어가는 처녀의 갈색 머리털을 번뜩이는 햇빛

한여름 심벌즈를 나타하는 듯 금속성을 내며 찌르릉거리는 햇빛

가을철 분수의 물줄기를 타고 천천히 걸어내려오는 햇빛

한겨울 론 강 골짜기를 따라 살을 에도록 미스트랄 바람이

불 때도 창밖에서 내다보면 언제나

따뜻한 겨울의 환상을 주는 노랗고 투명한 햇빛

베란다의 베고니아 꽃속에 자란자란 고이는 햇빛

작은 커피 잔 위로 플라타너스 잎새들 사이로

스며나와 짤랑짤랑 흔들리며 요령 소리를 내는 은빛 반점의 햇빛

 

81

새벽

아버지의 칼을 피해 도망치던 어머니처럼

고주망태 아버지의 잠든 틈을 타 잽싸게 칼을 숨기던 형처럼

빠르게 지나가는 녀석의 그림자

 

돌아보면

모든 속도가 슬프다

--김주대, 슬픈속도..도둑고양이3 전문

 

96

살아갈날들을 위한 공부, 레프톨스토이,이상원

미크로메가스,캉디드혹은 낙관주의, 볼테르, 이병애

 

108

육체노동이 정신적인 삶을

가로막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

사실은 정반대이다

육체노동을 할 때만이

지적이고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

 

실제로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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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손으로 노동할 때

우리는 세상을 공부하게 된다

채소밭을 가꾸면서 나는 생각한다

왜 진작 이렇게 하지않아

지금같은 행복을 누리지못했을까?

 

110

현재의 삶은 최고의 축복이다

우리는 다른 때, 다른 곳에서

더 큰 축복을 얻게되리라 기대하며

현재의 기쁨을 무시하고는 한다

지금 이순간보다 더 좋은때는 없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