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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 갈 데로 가거라

눈물나는 시구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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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 갈 데로 가거라 / 김규동

 

2016.09.30

아들아이는 빈 책가방도시락만 달랑 넣고/

집을 나섰습니다.
그가 어디로 가는 걸까요/

학교에 가도 수업시간에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없고/

한 시간이 천년 같다고 했어요/

수학과 영어는 1학년 때부터 공부했어야 하는데 어느새 3학년/ 기초가 없으니 어느 과목도 다 모를 것뿐입니다/

그래서 차라리 복도에 나가 벌을 서는 편이/ 마음 편하다 했지요/ (중략)/

막노동하는 아버지는 이런 사정도 모르고/

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며 일만 열심히 했어요/

뒤늦게 이 일을 알게 된 아버지는/

분통이 터져 당장 아이를 붙잡아 때려죽이려 했어요/

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/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아이 어깨를 짚더니/

조용히 이야기 했어요 참으로 조용히 말했어요/ 용식아, 알았다. 
그렇구나, 너 갈 데로 가거라/

너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거라 이 애비도/ 그래서 일찍이 집을 뛰쳐나와 이렇게 평생을 살았단다/

용식아 알았느냐 그러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/

아버지는 그만 통곡하고 말았어요  

- 계간 『사람의 문학』 2006년 가을호 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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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습부진은 일부 선천적인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학습 장애 말고는 거의 기초학력 부족으로 인한 흥미상실 때문이다. 
학교에서 먼 산이나 보고 예복습을 하지 않으니 처질 수밖에 없다.